오늘은 '한국의 일등주의'에 대한 이야기.

며칠전에 있던 피겨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나는 마음속으로 김연아 선수가 우승하기를 바랐다.
특별히 이번 대회뿐만 아니고 계속 그래왔다.
피겨에 관심이 없는 내가 이렇게 '김연아 선수의 연기에 대한 응원'이 아니라 '단순히 김연아 선수의 우승'을 바라는 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지면 박태환 선수처럼 되니까.
둘째, 일본에 대해 우호적으로 되니까.

우승을 하면 박태환 선수처럼 욕을 안 먹을 것이고 길에서 만난 한국사람들도 일본에 대해서도 좋게 위로를 해주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근데 반대라면... 민감한 질문.. 으으,, 상상도 하기 싫다.
그리고 아직 나이가 어리고 마음이 여린 김연아선수가 상처받는 것도 정말 싫다ㅠㅠ

한국사람들은 나에게 1등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 얻으면 '박태환 알아요?'
장미란 선수가 금메달 얻으면 '장미란 알아요?'
김연아 선수가 우승하면 '아사다 마오 이긴 김연아 알아요?'
'김연아랑 아사다마오 누구를 더 좋아해요?' '둘 중 누가 더 잘하는거 같아요?'
라고 말하며 수영, 역도, 피겨의 알아듣기 힘든 어려운 말로 기술, 라이벌관계, 역사, 활약 등에 대해 나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대단한 팬이구나.. 혹시 그 선수 친척인가? 음.. 나도 뭔가 질문을 하는게 좋은데..아!)

'박태환 선수 말고 다른 수영선수는 누가 있어요?'
'......................'
'장미란 선수 말고 다른 여자역도선수는 누가 있어요?'
'......................'
'김연아 선수 말고 다른 피겨선수 누가 있어요?'
'......................'

나는 한국사람 이름에 관심(발음 공부로써)이 많기때문에 이름을 한국사람으로부터 직접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나의 엉뚱하고 황당한 질문에 열에 아홉은 침묵했다.
근데 선수가 부진하면 벤치성이라 비난하고 CF찍을때부터 알아봤다라는 말을 한다.
이런 팬은 진정한 팬이 아니다.
이건 마치 영화를 불법다운로드해서 보면서 영화 광팬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2등을 한 선수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얻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올림픽에 출전을 했다는 자체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한국선수들은 우승에 실패하면 이 말을 하고 고개를 들지 못한다.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왜? 국민들에게 비인기종목이라서 지원도 없고 관심도 없고 오직 피나는 노력을 해서 얻은 소중한 은메달이라고 자랑을 해야지 왜 죄송한거야.....
올림픽, 그랑프리라는 세계적이고 큰 대회에서 2등에 오르면 팬들에게는 아쉽지만 자랑스러운 것이고 선수에게는 큰 영광인 것일텐데...
나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었다.

근데 나의 경우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부산대학교를 다닐 때 나는 운이 좋아 2등 장학금을 탄 적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친구들에게 '나 2등 먹었어~' 하고 말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말은 하나였다.
'아깝네~ 더 노력해서 다음에 1등 해~'
나는 그냥 '축하해~' 라는 말을 원했는데.....
한국말 몰라서 매일 밤새면서 최선을 다한 결과인데 여기서 무슨 노력을 더해야하나...
결국 나는 아깝다는 말만 수십번 듣고 아무에게도 축하받지 못한 '2등 루저'가 되어버렸다.

요즘 개그콘서트의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 의 대사 중에서...
국가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깨끗한 세상으로 만들려면,
국가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바뀌면 되지 않을까....
언젠가 2등 3등도 환영받는,
아니 열심히 노력한 사람 모두가 인정받고 환영받는 한국이 되기를 바라며...(^.^)

 

<Copyrights ⓒ さやか 무단전재 및 재배포 환영. 단, 출처 미표기 및 상업적 이용은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