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친구에게도, 선배에게도, 후배에게도 성이나 이름으로 부른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에는 받침이 많아서 어려운 한국이름을 어정쩡한 발음으로 열심히 친구들의 이름을 불렀다.

근데 어느정도 어학당에 다니면서 공부하다보니까 한국은 서로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은 그냥 오빠, 언니, 형, 누나로 하네. 일본에서는 가족끼리만 쓰는 말인데.
한국은 친구에게도 쓰네. 한국에서는 친구라도 가족같이 소중하게 생각하는구나)

그때는 한국에 온지 반 년 되었을 때.
어색하지만 나도 한국에 살고 있으니까 한국식으로 써보기로 했다.
그리고 한국어도 어느정도 배웠기때문에 오빠언니들에게 계속 이름을 부르면서 반말을 하는 것은 스스로도 안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선 처음 사용한 것은 '언니'. 밥집에서 '사야까~ 뭐 먹을래?' 라고 물어보는 친구.
(그래! 바로 지금이 한국말 자랑할 수 있는 찬스다)
'나는 김치찌개~ 언니는?'
그랬더니 메뉴보는 것을 멈추고 웃으면서 말해줬다.
'이야~ 사야까 이제 한국사람 다 됐네~ 나도 이제 사야까라고 이름 부르지말고 그냥 '너' 라고 불러야겠다ㅎㅎ 외국사람이라서 이름 불렀는데 이제 그럴 필요없네ㅋ'
(오~~ 언니 한방에 나도 한국사람에 넣어주는거야? 오예~)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는 언니라고 하고 언니는 나를 너라고 하니까 더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마치 진짜 언니처럼 느껴졌다.

그래 느낌 좋아~ 가는거야~ 오빠도 한번 써보자.
근데 우리가족은 언니들밖에 없고, 게다가 오빠는 발음이 일본어로는 좀 야한 말(가슴)이랑 비슷해서 나는 오빠라는 말이 좀처럼 쉽게 목구멍을 넘어 오지 않았다.

역시 어려운 말은 술기운으로.................................ㅋㅋㅋㅋ
처음 '오빠' 를 쓴 건 어느 술자리.

'사야까~ 소주 한병 더 콜?' 이라고 외치는 친구.
(그래! 술도 좀 삐리리했으니.... 지금이다~)
'오빠~~ 나 100세주 먹고 싶어요....' 말하니까 뭔지 알수 없는 웃음을 보였다.
평소였다면 only 소주를 강요하던 친구는 갑자기 '그래~ 100세주 콜~' 을 외치고 있었다.(오늘 기분 좋은가보네... 설마 오빠~ 라고 불러서 그런건 아니겠지...?)

근데 알고보니 오빠~덕분인 것이 확실해졌다.
오빠들은 나의 오빠 러쉬에 계속 큰 웃음을 지으면서 나를 챙겨줬다.
평소보다 더 신나고, 먹고 싶은 안주 다 시켜주고, 고기도 구워주고, 술도 양껏 시켜줬다. 나는 갑자기 오빠 한방으로 국민여동생이 되어 있었다.
(와~ '오빠' 의 위력이 대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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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어느 정도 취했을 때 한국말 초보였던 나는 나도 모르게 일본어와 한국어가 섞어서 나오는 실수를 해버렸다.
하지만 그 실수는 대성공적인 실수였다ㅋㅋㅋ
나는 애교있게  '오빠~~짱~' 하면서 술한잔 먹자고 술잔을 들었다.
(일본은 '오빠' 를 '오니~짱' 이라고 한다. '짱' 은 진짜 친한 사람과의 호칭)
시끄럽던 술자리는 갑자기 조용해졌고 모두 미소를 지으면서 원샷을 땡겼다.

그리고 어느 '오빠~짱' 의 한마디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오늘 술이 콧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다
ㅎㅎㅎ'


난..........
'오빠짱' 이라고 불렀을 뿐이고....
오빠들 갑자기 소주무제한됐고.....
나 집에 가고 싶고....  엄마 보고싶을뿐이고.... 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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