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라는 곳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와~ 이름 멋있네~ 포스도 있고~
나는 처음 듣는 기관인데...
알고보니 경제력은 11위, but 국가브랜드는 33위라서 올해 만들어진 기관이었다.
(참고로 한국의 국가브랜드가치는 한국GDP의 29%입니다. 반면 일본의 국가브랜드가치는 일본GDP의 224%입니다.
국가브랜드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제품도 싸게 팔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근데근데근데.....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한국에 있는 외국인유학생들이 자신의 나라의 블로그로 한국을 알리는 행사에 강연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헐~ 내가 강연?? 무리무리무리~ 전 그냥 블로그하는 꼬꼬마외국인이라고요..!!!'
솔직히 나는 그 많은 사람들앞에서 강연할 자신이 없어 거절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천천히 생각해보니.......
벌써 9년째 한국사람으로부터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한국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면서 막상 한국이 도와달라고 하니까 외면하는 것은 좀 얍삽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수는 없는거야.. 만약 망신을 당하더라도 내가 필요하다면 도와줘야해..)
그래서 무리한 도전을 시작! 남은 시간 겨우 9일.
우선 대본을 만들어야지... 일본어로 생각하고 한국어로 번역하는데 4일밤을 샜다ㅠㅠ
강연 3일전.
회의가 있다고해서 피폐한 모습으로 명동에 있는 국가브랜드위원회로 찾아갔다.
7층 엘리베이터를 내리니 출입카드가 없으면 들어 갈 수 없는 구조였다.(이런ㅠㅠ)
때마침 운이 좋게 한 직원이 나왔다. (지금이 찬스다~)
최대한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문을 지나가려는데 내가 수상했는지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오셨어요??'
(아~ 걸렸네ㅠㅠ 근데 내가 어떻게 여기에 온 지 왜 궁금해? 음... 뭐라고 하지...)
나는 속으로 잠시 고민하고 대답했다.
'에------ 걸어서요'
그러자 몇 초간 멍~ 하더니 내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아냈는지 웃으면서 들어가게 해줬다^^ '사무실에서 어떻게 오셨어요?' 라는 질문에 순수하게 '걸어서요' 라고 대답한 것이 뭐가 나빠?? 근데 좀 창피하네(-_-)
솔직히 나는 3가지 대답을 엄청 고민하고 있었다.
1번 걸어서(전체적으로), 2번 엘리베이터타고(건물의 1층에서 7층까지), 3번 버스를 타고(집에서 명동까지의 교통수단)
'무슨 용건으로 왔는지?' '누구를 만나러 왔는지' 물어보면 좋을텐데 역시 사무실 한국어는 만만하지 않았다.
어쨌든 회의를 잘 마치고 이제는 강연당일.
나는 마인드콘트롤을 하면서 고려대에 갔지만 넓은 강연장소를 보고 꽤 동요하기 시작했다. (후덜덜덜덜덜덜~~~ 이건 무리야...)
처음 만나는 사람과 말을 절대 안하는 내 성격과 완전 반대의 일을 하고 있잖아.
그래도 어김없이 내 순서는 다가왔다. 강연을 무사히 마치고 위원장님과 위원회분들이 처음인데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었지만 나는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자신있게 하고 싶었는데 나 너무 떨었다ㅠㅠ)
이런 나에게 친구들은 내 인터뷰나 이번 강연을 보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왜 우리앞에 있을 때는 말 잘하다가 카메라나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못하냐'
니들도 카메라 앞에 서보란 말이야~~
입술에 본드를 바른 것처럼 되고 한국어실력은 다시 어학당시절로 컴백하게 된다고ㅠ
뭐 잘했든 못했든 나는 꽤 뿌듯했다.
이제까지 한국에 살면서 한국과 한국사람에게 신세만 지고 살았는데 이번 기회로 바보같은 나도 한국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구나! 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한국사람에서 일본어를 잘 가르치는 것과 함께,
'나를 낳아 준 일본' 과 '나의 20대를 다 바친 한국'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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